본문 바로가기

배움/- 건강한돼지

23년 4월 불수사도 도전기

 

1월 불수사에 이어

4월 불수사도 도전계획

 

 

통상 불수사도북 종주 계획할때 

불수 , 사도, 북 

이렇게 시간비율을 1:1:1로 잡는다고 한다. 

지난번에 갔을때 나름 빨리 진행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너무 느렸다. 

이번 도전계획은 저렇게 잡아봤지만, 평속3키로면 모를까. 평속2 초반대인 나는 사~도 구간이 너무 걱정이다.. 

 

 

---------------------------------------------------------------------------------------------------------------------------------------------------------

 

4월22일 토요일.  불수사도 도전결과 _ 어쨋던 성공 

 

 

 

 

 

 

 

금요일 저녁 가방을 꾸렸다. 

넥선풍기 - 얼굴의 열기를 날려줄 용도

헤드랜턴, 무릎보호대, 여벌의옷, 보조배터리, 맥타, 바이오프리즈 - 지난번에 없어서 후회했던 품목 추가

500미리 물 2개(불암산 수락산용), 아미노바이탈, 초코렛(한개먹고 안먹음), 이어폰, 쓰래기주머니 

 

스틱과 포켓몬빵 한개 추가하니 가방무게 총 4.4키로. 

 

 

 

백세문 출발 아침5시. 

깜깜한게 무서워서 5시에 출발했는데, 불암산 임도길 걷는중에 해가 떠버렸다

4시30분쯤 출발해도 좋았을껄..

 

불암산 정상까지는 가뿐하지. 

 

불암산정상 뒷편길 내가 가장 좋아하는 풍경.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고개넘어가다가 약 6~7키로 경과시점에서 바이오프리즈 무릎에 바르고, 아미노바이탈 먹어줬다.

이때까지 체력 90%

 

수락산 주봉(정상)찾아가는길.

뜻하지 않게 약간의 알바를 했다.. 

예전에는 경로 이탈하면 땡땡땡~!  하면서 바로바로 알려주던 트랭글이 

수락산에서는 GPS가 빙글빙글 돌면서 방향을 못잡는 현상이 종종 있어서 난감했다. 

정상인줄알고 실컷 기어올라 갔는데, 정상이 아니다...  

그런데 뷰가 정말 너무 예쁘다 ... 알바를 했지만 체력도 남아있었고, 경치가 너무 예뻐서 괜찮았다.

 

정상 도착 

 

정상에서 아스크림 파는 아저씨한테, 

"이 아이스크림은 헬기로 가져오시냐"는 질문을 한 청년 너무 귀여웠다. ㅎ 

 

 

다음 사패산 가는길..

헬기장 앞에서 깜지곰의꿀단지빵 먹었다.

언제먹어도 맛있는 꿀단지빵 

 

 

자 이제, 죽음의 동막골 하산길이다...

1월에 왔을땐 눈길+돌길 하강+상승이 복합적으로 있어 너무 힘들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눈이 없으니 괜찮겠지?!!1

 

그렇지만, 그것은 나의 큰 착각.

차라리 눈길이 나을뻔했다.

수락산 하산길 진짜 왤케 자잘한 돌들이 많은지..  눈길보다 더 미끄럽고 짜증났다

게다가 동막골 방향표시가 분명히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바로옆길로 빠지는 바람에

고액알바를 엄청나게 했다.

'분명 지난번 왔을땐 이렇게 높은경사에 밧줄 달린 구간이 없었는데...'  하면서

지도를 확인안한 그때의 나.. 정말 때리고싶다. 

한참 내려가다보니 다른방향으로 가고있던거다.. 

정말 다시 기어올라 가려니 죽도록 짜증이 밀려왔다. 

그야말로 기어올라간다는 표현이 딱 맞을듯한 알바길.

시간당 5만원짜리 알바 

 

 

드디어 수락산 하산!!!!!!!!   엄청나게 기쁘다

그래도 지난번에 힘들었던 것 보다 에너지가 더 남아있어서 다행이었다. 

 

회룡역 근처 분식집에서

라면이랑 김밥 먹었다. 

평소에 라면 잘 안먹는데...

잘먹어야 다음산 이어서 탈 수 있다는 고수님들의 조언에 따라 

진짜 다 먹었다. 

 

그리고 사패산까지 걷는길.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여전히 길다.....

 

마지막 편의점에서 물 500미리2개, 빵1개 추가 구입하고,

어디서 들은건 있어서 카페인음료까지 원샷 하고 

힘이 충전되길 기원하며 사패산으로 출발!

호암사 임도길..

아.. 역시 

힘들다..

 

이날은 바람이 꽤 불고 햇볕이 강하지 않아서 지금까지 선풍기 안꺼냈었는데

이 길 중간에서 넥선풍기 꺼내고 머리까지 묶었다. 

 

 

사패산 시작!

이 시간에 이 길로 사패산 오르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서 

따로지만 같이 가는 느낌으로 가다보니 

어느덧 정상 

 

아..근데 발이 너무 아프다..

무릎아니고 발 발 발 발.... 내발.......... 

 

사패산 정상에서 남의 눈은 신경도 안쓰고 신발벗고 양말까지 벗어던지고

발에 바이오프리즈 발랐다.. 

그러고 나니 한동안 걸을때도 시원~ 했다.

앞으론 발에도 발라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쯤에서 체력 50%쯤 소진

발벗고 철푸덕 앉아서  '힘들다....집에갈까~~? " 라고 주변인들한테 카톡도 보내고 그랬었는데,

지금생각하니 그나마 그렇게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던것 자체가 기력이 남아있던거였다.

 

자 이제 도봉산으로 가보자~ 

 

 

 

응, 계단...

계단....

 

응.. 계단..................

.

.

계단!@@!!!!!@##@%$^

 

 

언제까지 계단.... ㅜㅜ

 

 

끝나지 않는 계단지옥

 

무한계단

 

이렇게 계단을 58000개쯤 올라 가다 보면

 

오후4시경 산불감시초소가 나온다...

 

하아.. 예전에 분명히 사패산~도봉산 산행시에는

계단이 이토록 괴롭게 느껴졌던 기억 자체가 없는데..

심지어,

이 길에 계단이 있었나?? 정도로 존재가 희미했던 길이었는데!

그땐 HP 100% 였고

지금은 HP가 거의 고갈이었기 때문에 

그토록 힘듬이 절실히 느껴졌나보다 

 

계단지옥을 지나니 에너지 30%남음 

 

이쯤에서 또 너무 예쁜 풍경으로 

기분을 업 시킨다.

기분은 업 되지만,

체력은 좀처럼 업 되지 않음. 

 

약간 좀비처럼 비척 비척 걷다보니.. 

드디어 Y계곡.!!!!

 

Y계곡이 나왔다는건,

곧 도봉산 정상이라는 뜻이다.

스틱을 접어 넣고  힘차게 출발. 

 

진짜 여기서 나머지 힘 다 털렸다..

Y계곡 3번째 오는건데.. 한텀 한텀 올라설때마다 

맘먹고 힘주고 봉을 잡아 당겨야 했다.

자칫 잘못하면 나는 죽는거니까.. 

 

꾸역꾸역 올라가는데 

저 위에서 어떤분이 

"아이고~ 여자분이 대단하시네~~ 어디서 부터 오셨어요~~?" 

"네.. 불암산이요..."

"불암산?!?!?!?! 와... 대단하시네...................."

"저기 앞에 가시는 선생님도 불암산부터 오셨다던데, 몇시에 출발하셨어요?"

"아침 5시요..."

"아~ 저 앞에 가시는분은 8시에 출발하셨대요~" 

 

와.. 진정한 산악인 

나도 진짜 각 산 정상에서 앉아서 쉰거랑 헬기장에서 빵먹을때랑 바이오프리즈 바를때 두번, 회룡역에서 밥먹을때 빼곤

한번도 안쉬었는데.... 그분은 진정한 초 고수님.  

 

Y 계곡에서 남은 힘 다 털리고

신선대 도착...  

 

아 체력 0%인데 어찌 또 내려가나..

하산길도 만만치 않다던데... 

걱정하면서 표지판 보고있는데

지나가던 두분의 아저씨가 

"어디가시는데요?" 하고 물어보신다. 

"우이동 방향으로 하산하려구요" 했더니

"우이동??? 안되요~ 거긴 길이 엄청나게 길어서 4~5시간은 걸려요" 

"헤드랜턴 있어요?"

'네 있어요." 

"에이 그래도 그쪽으론 하산하지 말아요 반대편 도봉산쪽으로 내려가는게 더 빨라요"

"아.. 그렇긴 한데.. 제가 우이동으로 하산해야 해서요..." 

"아니 그래도 지금 하산하면 밤9시는 되야 도착할텐데, 생각 잘 하세요~"

 

여기서 멘탈 흔들림.

밤 9시라고???

지금도 이미 체력이 없는데

4시간이라고??

 

여기서 고이 마음을 접고 

도봉산 방향으로 하산했다.

 

근데 솔직히 도봉산 방향 하산도 쉽지가 않았던게,

내 무릎은 이미 피날것처럼 시큰거리기 시작했고

발바닥은 진작 불타고 있었는데,

그런 발과 무릎을 가지고  '매우어려움' 구간의 돌덩이 구간을 하산하려니

한발 한발 내딛는게 고역이었다. ... 

 

체력은 이미 바닥나서

가도가도 끝없는 길을 걷는것 같았고,

목은 또 왜이리 마른지.. 

가방 무거워서 물 두통만 산거 엄청 후회...

 

내려가는 한팀의 등산객 분들은

기운이 많으신지 내려 가는 내~~내  힘찬 목소리로 대화를 하셨다.

아 부럽다.. 

나두 평소 하산시 항상 기운이 넘쳐서 저렇게 내려가곤 했는데..

 

 

오후7시8분

드디어 땅바닥이다 ㅠㅠ 

 

 

 

얼굴에 소금기 가득이라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기쁜마음으로 택시타고 집에왔다.

 

아 근데,.. 택시아저씨 엄청난 투머치토커..

택시 타자마자 입을 쉬지도 않고 계속 말하심..

너무 피곤했다..

아저씨 진짜 얼마나 말을 많이했는지

미터기 누르는것도 잊고 내가 타자마자 수다시작 ㅋㅋㅋ

중간넘게 가서야 미터기 안누른거 알고

급 의기소침해지심 ㅋㅋㅋ

 

 

평속 2.5로 14시간에 걸쳐 완주에 성공했다

 

 

잠들기전에 삼성헬스 열어봤더니 

육만보 ㅋㅋㅋ

실없이 웃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