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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건강한돼지

2023.01.23 불수사(도북)

강북5산 종주 불수사도북.  

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을 종주하는 코스라던데.

총 50키로가 넘는단다....

50키로는 자전거로 가도 겁나 힘들고

걸어가는것도 물론 겁나 힘들텐데,

산이라니...  생각할 수 도 없는 도전이다. 

이걸 뛰어서 하루만에 가는 사람이 있다니...

그냥 평지를 5키로만 뛰어도 힘든데,

산을 50키로를??? ......  닝겐쟈나이....

 

아무튼, 최근에 같이 산에 다니게된 친한 오빠가 불수사도북 종주에 대해서 이야기 해줬고

본인은 불.수.사  종주부터 해볼거라고 했다. 

그리고 총 12시간에 걸쳐 종주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 나도 해볼까. ?  나도 해보고싶다! 라는 도전욕구가 생겼다.

 

불.수.사 만 가게된다면 총 25키로 ...    내가 산을 타본 최장키로수는 아마도 15키로...

설악산 - 한계령~오색 : 13.5키로

지리산 - 중산리 : 14.5 키로

 

불.수사 - 25키로...

 

 

 

준비물 

- 아이젠 : 몇번이나 신었다 벗었다 했지만, 아이젠 없었으면 이번 산행 절대 불가했을것이다.. 인간이 만든 위대한 발명품중 하나라고 생각함 

- 이어폰 : 처음에 핸드폰 밧데리 생각 안하고 노래듣고 가다가 막판에 핸드폰 방전되서 개고생... 

- 핫팩 : 산에서 내려와서 옷이 다 젖어서 얼어죽을뻔 했을때 한줄기 빛이 되어준 핫팩. 뒷 목덜미에 붙여줬다

- 에너지젤 : 비싸지만 굉장히 맛있다!!!  너무 맛있음 4개 가져갔는데 다먹었다

- 고양이 밥 : 안씀(못씀)

- 현금 : 이거 없었음 집에못왔다...

- 휴지 : 겨울 산행에 필수 

- 각종 약 : 요즘 위경련이 자주일어나서.. 진통제, 위장운동조절제, 가스제거제..ㅠㅠ, 위벽보호제..

- 고구마말랭이 : 에너지 보급용 

- 사탕 : 당분 보충용

 

 

 

그리고 장갑3개. 

결론적으로 고도가 1,000이상 되지 않는 한  글러브형 장갑은 그다지 쓸 일이 없다고 느꼈다.

가운데 장갑만으로 버티기 가능 

 

 

 

1. 체력을 아끼기 위해 집에서 6시30분경 택시를 타고 원자력병원 후문에서 내렸다.

바로 보이는 들머리인 백세문.  공릉역에서 걸어오자면 거리가 꽤 되더라. 속편하게 택시탄거 칭찬 

 

 

 

아미노바이탈.  

긴 시간 산 타는 사람들은 전부 에너지젤을 먹길래

이거 먹으면 힘이나나? 싶어서 주문해봤다

고작4개 들었는데 만원이 넘는다.

근데 굉장히 맛있다.  맛있어서 마지막 한톨까지 쭉쭉 빨아먹게 되는 현상 발생...

또 사고싶다.

 

 

8시55분, 불암산 정상 

사람이 없어서 셀카봉 출동.

 

다음 사패산을 향해, 덕릉고개 방향 이정표를 따라 걷기 시작.

 

 

 

너무멋있어....

진정한 힐링이란건 이런거지...

산이란...

굉장해...

 

 

 

 

수락산 가는길...

정상 3.54km 남았다.

배고프니까 아침을 먹자..

 

 

곶감이랑 고구마 말랭이 먹었다.

곶감이 너무 맛있어서 더 가지고 올껄 후회

 

 

 

수락산 가는길에 풍경이 진짜 너~~~~~~~무 멋있어서  셀카봉 꺼냈는데

찍기 힘들어서 관뒀다.

 

정말 이때까지 힐링코스  

 

불암산부터 수락산 정상까지는 진짜 힐링코스라고 봐도 무방하다

코스도 완만하고 H.P도 꽉 차있고, 풍경도 장난아니다 엄청나게 멋짐... 

이른 시간이라 산에 사람도 없어서 이 산이 다 내꺼같은 기분. 

 

 

11시 50분 , 수락산 정상 찍고

기차바위 방향으로 가지만, 기차바위 밧줄이 없기에 우회길

청학리 방향으로..

그리고 도정봉 이정표를 보고 하염없이 따라가다 보면

 

 

 

가도가도 나오지 않는 도정봉....

힘들다....

 

도정봉까지 가면,

다시 또 동막골 방향으로 하산... 

 

가도가도 나오지 않는 동막골 끝.

수락산 언제끝나...

역시 수락산은 쉬운산은 아니구나.

수락산 세번째인데 역시 수락산은 쉬워보지만 만만치 않은것같다.

그래서 재미있는것 같기도 하고..

 

엄청 걸은것같은데도 동막골초소 2키로나 더 남았단다... 

이쯤되니 진짜 무릎에서 피나는것같았음

 

 

 

그래. 사패산은 쉬우니까 빨리 내려가서 사패산 후딱 타고와야지!!!!! 

하는 마음으로 아이젠을 신었다 벗었다 하면서 의지를 불태우며 내려왔다...

 

드디어 수락산 하산했는데,

사패산으로 가기 위해선 산이 아니라 도로 몇개를 지나서 사패산으로 올라야 한다.

미리 알고 있던 정보이긴 하지만..  이렇게 거리가 길었어?!??!?!?!?

길을 잘 못찾는 편이라 여기서 고생할까봐 걱정했는데,

트랭글에서 미리 다운받은 경로 따라라기 설정 해 놨더니

방향을 잘못 틀면 띵띵띵 하면서 경로이탈 경보를 알려줘서 이번 산행은 길을 너무 잘 찾았다.

(막판에 핸드폰 방전된 다음은... 하아,.... 할많하않)

 

아무튼 나의 첫번쨰 난관,

수락산에서 사패산 들머리 가는 길.  너무 길다....... 

게다가 이때 내 핸드폰 밧데리가 약 35%뿐이라 마음이 너무 급해서

이 구간에서 보급도 하고 밥도 좀 먹고 했었어야 했는데... 방전되기 전에 빨리 사패산에 가야 한다는 마음뿐이라

거의 뛰다시피 사패산 들머리 도착

 

 

 

사패산 들머리 

3.1키로만 가면된데!!!

여기서 핸드폰 밧데리 29% .....

 

 

 

와...근데..... 

들머리 부터 호암사까지 이런 아스팔트 오르막이 이어지는데 거의 1키로 정도..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안되는데, 경사가 장난아니다.. 체감 경사 70도 ㅋ 

정말 욕나오는 수준...

수락산 하산하느라 무릎 아작나는데,

여기 오르느라 허벅지 터짐 

핸드폰 밧데리 없는 와중에 열받아서 이 사진은 또 찍었네....

 

 

정말 이 악물고 호암사 까지 갔다.

 

핸드폰의 밧데리가 방전되는 속도와 비슷하게

나의 체력도 방전되는 느낌이라, 

호암사 구석탱이에 잠시 앉아서 에너지젤을 먹었다.

예전에 하던 게임에서 물약탐을 하던 생각이 났다.

무릎꿇고 앉아서 빨간물약 들이키던 나의 주술사 케릭터..... 

 

에너지 젤로 체력이 보충되었다고 최면을 걸며

다시 산을 올라본다.

오르고 오르고 올랐다.

쉴수없어!!!  핸드폰 꺼지기 전에 정상에서 인증사진 찍어야해!!!!

 

 

거의 정상 다 왔겠지? 싶은 순간에 발견한 등산지도.

현위치에서 사패산까지 가는데 40분+15분+15분 = 70분 실화????

마음속으로는 한 10분만 가면 정상일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좌절,...

 

 

 

오후 4시25분, 어쨋든 사패산 오긴 왔고, 핸드폰도 아직 살아있어서 인증샷까지 찍고.

장렬하게 핸드폰 꺼짐.... 고생했어 ㅠㅠ 

 

정말.. 수락산에서 사패산까지 4시간 넘게 걸렸다...  

 

 

사패산은 정상뷰가 장난아니지.  내 언젠가 사패산 정상에서 컵라면을 먹을테야.

(안추울때)

 

 

이제 끝인가 싶지만,

아니다..., 내려가야지...ㅠㅠ

핸드폰이 꺼져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난 이미 다리가 너무 아프다... 

 

그냥 젤 처음 보이는 하산길로 내려왔다.

 

여기부터 본격적인 고생 시작...

분명히 씨유어게인 안녕히 가세요 이정표를 봤는데도 불구하고 30분 이상 걸어 나오니까 도로가 보이기 시작했고,

나의 큰 계획은 힘들게 산을 탔으니 집에갈땐 택시타고 가야지! 였는데

경기도택시는 서울은 안간단다... 

(내가 하산한 지역은 의정부)

 

땀났던 몸이 식기 시작하니 점점 추워졌고,

해가 지니 바람이 차가워졌다. 계속해서 내려가는 체온에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ㅠㅠ 

버스정류장에서 가장 먼저 오는 버스를 타고

의정부 역에 내려 지하철 탑승

서울까지 가서 택시타야지!  생각했으나 ,..

지하철에 잠이들어버렸다. 

도저히 다시 돌아갈 의지가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내려서 택시를 잡아보려고 생각했으나.. 

역시 잡히지 않는 택시...

너무 추워 죽을것같았다.. 

또다시 나는 제일 먼저 오는 버스를 잡아 탔고.

어찌어찌 집에 오긴했는데, 

의정부에서 집에 오기까지 3시간이 걸렸다..................   잊을수없다 진짜.... 

 

 

21.68키로미터는 핸드폰 꺼지기 전에 혹시 저장안될까바 스마트워치 저장버튼 누른 기록

3.41키로미터는 그러고 나서 바로 다시 스마트워치 작동시킨 기록..

(핸드폰이 꺼져도 기록은 날아가지 않더라. 가민 최고.  게다가 핸드폰은 꺼져도 가민은 50%이상 밧데리 남아있었다. 최고)